키움이 ‘선발투수’ 오승환(41)을 상대한다. 의외의 상황이 연출됐다. 그러나 홍원기(50) 감독은 “똑같이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분위기를 바꾼 타선에 대한 믿음도 보였답니다.
키움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과 2023 KBO리그 정규시즌 주중 원정 3연전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전날 연장 10회초 터진 애디슨 러셀-임병욱의 백투백 홈런을 통해 4-0으로 이겼다. 2연패를 끊었다. 이제 내친 김에 연승을 노린다. 이기면 위닝시리즈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상대할 선발투수가 생소하다. 무려 오승환이 나온다. 프로 데뷔 후 줄곧 불펜으로만 뛴 선수. KBO리그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다. 9회가 아니라 1회에 오승환을 본다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랍니다.
오승환이 최근 구위가 좋지 않기에 나온 결정이다. 길게 던지면서 자기 페이스를 되찾기를 바란다. 키움이 의외로 애를 먹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홍원기 감독은 “데이터는 엄청 많이 쌓여 있다. 오래 뛰었으니까 많다. 그러나 1이닝씩 던지지 않았나. 이건 또 다르다”고 짚었답니다.
이어 “여느 선발과 다를 것은 없다. 똑같이 준비했다. 특별한 무언가가 아니다. 그저 상태 팀과 경기를 하는 것이다. 평소처럼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분위기는 좋다. 전날 연장 승부 끝에 이겼기 때문이다. 타선이 터진 것도 고무적이다. 9회까지 득점권 5타수 1안타. 이 1안타가 또 적시타는 아니었다. 잔루만 8개가 쌓였습니다.
10회초 모든 것을 바꿨다. 러셀이 3점포를 쐈고, 임병욱도 솔로 아치를 그렸다. 연속타자 홈런이다. 단숨에 4-0이 됐다. 답답한 흐름을 완전히 깼다.
홍원기 감독은 “경기를 이기고 나니 지난주 롯데전이 또 아쉽더라. 선수들이 압박감을 느꼈는지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어제도 잔루가 계속 쌓였다. 누군가 풀어줘야 했던 상황이다”고 설명했답니다.
이어 “러셀이 홈런이 나왔다. 풀어주는 선수가 나왔다. 이제 오늘 경기에서도 다른 선수들까지 잘해줄 것이라 믿는다”고 강조했다.
전날 홈런은 친 임병욱이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7번 좌익수다. 홍원기 감독은 “임병욱이 전역 후 준비를 많이 했다. 지난 겨울에 준비를 많이 했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부상이 없어야 한다. 컨디션이 좋기에 오늘 선발로 넣었던 것이다”고 짚었답니다.
이어 “임병욱도 주전급이다. 백업이지만, 주전이다. 이용규 등 베테랑들과 다른 선수들이 쉬어야 할 때가 있다. 지명타자 자리도 있다. 임병욱이 들어간다. 좋은 성적을 내면 또 모르는 것 아닌가”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키움은 이정후(중견수)-박찬혁(지명타자)-김혜성(2루수)-러셀(유격수)-이원석(1루수)-이형종(우익수)-임병욱(좌익수)-김휘집(3루수)-이지영(포수)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아리엘 후라도입니다.
오승환, 첫 선발등판서 5이닝 3실점…역대 최고령 기록 경신 - 2023. 5. 3
프로야구 역대 최고 소방수 오승환(41·삼성 라이온즈)이 데뷔 19시즌 만의 선발 등판을 무사히 마쳤다.
오승환은 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투수로 나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오승환의 선발 등판은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랍니다.
오승환은 이와 함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과 투구 수(73개), 피안타, 탈삼진 기록을 모두 경신했다. 그의 종전 최다 이닝은 4이닝, 최다 투구 수는 59개로 모두 신인 시절이던 2005년의 기록이다.
이뿐만 아니다. 오승환은 40세 9개월 18일의 나이로 선발 등판하면서 2012년 4월 12일 박찬호(당시 한화 이글스)가 남긴 역대 최고령 선발 투수(38세 9개월 13일) 기록을 11년 만에 갈아치웠답니다.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최다 세이브(374개)와 단일 시즌 최다 세이브(47개) 기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리빙 레전드'다. 포스트시즌 최다 세이브(13개)와 한국시리즈 최다 세이브(11개)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데뷔 첫 해부터 전문 불펜 투수로 활약했다. KBO리그 통산 620경기는 물론이고, 메이저리그와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구원 투수로만 출전했다. 다만 올 시즌엔 앞선 10경기에서 1승 1패 4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며 눈에 띄게 흔들렸다. 결국 마무리 투수 자리를 왼손 투수 이승현에게 넘겨줘야 했답니다.
박진만 감독과 정현욱 코치는 투수 오승환의 존재감과 상징성을 고려해 부진의 고리를 끊고 돌파구를 찾을 방법을 고심했다. 선발 등판은 세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찾아낸 고육지책이다. 오승환은 지난달 26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에 나선 뒤 일주일 동안 선발 등판을 준비했다.
오승환은 데뷔 첫 '1회 등판'이 낯선 듯 첫 이닝에만 공 21개를 던지며 고전했다. 첫 타자 이정후를 투수 앞 땅볼로 잡았지만, 신인 박찬혁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이어 1사 2루에서 왼손 타자 김혜성에 컷패스트볼을 던지다 오른쪽 담장을 넘어가는 2점 홈런을 허용했답니다.
오승환은 다음 타자 애디슨 러셀에게도 우중간 2루타를 내줘 세 타자를 연속 장타로 내보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이원석과 이형종을 무사히 잡아내고 한숨을 돌렸다.
오승환은 2회에도 실점했다. 연속 삼진으로 투아웃을 잡은 뒤 이지영에게 우전 안타, 이정후에게 좌월 적시 2루타를 차례로 얻어 맞았다. 그러나 이 적시타가 마지막 위기이자 실점이었다. 오승환은 이후 3과 3분의 1이닝 동안 열 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위력을 뽐냈답니다.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투구 수를 고려해 1-3으로 뒤진 6회 초 투수를 최충연으로 교체했다. 오승환의 역사적인 첫 선발 등판은 그렇게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삼성이 경기를 뒤집지 못하고 이대로 끝나면 오승환은 데뷔 첫 선발패를 기록하게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