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이준석, 영어로 인요한 맹폭…김정화 직격 “선 넘어도 한참 넘어” - 2023. 11. 5.
김정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상임자문위원(전 민생당 대표)이 영어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을 비판한 이준석 전 대표를 겨냥해 "매일 매일이, 새로운 조롱"이라며 "선을 넘어도 한참 넘고. 계속 넘고"라고 일침을 날렸답니다.
김정화 전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련하시겠나. 본인은 맞고, 남은 틀리고"라며 이준석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
김 전 상임자문위원은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선의를 갖고 찾아온 사람에게,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순 없었나"라고 대립각을 세웠답니다.
이어 "가출하기, 저주하기, 모욕하기, 조롱하기. 똑같은 패턴, 지겨울 때도 되지 않았나"라며 "자유롭게 의사를 표현할 수 있지만 조롱만하는 정치가, 무슨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를 향해 "당이 싫고, 구성원이 싫으면 당을 떠나시라. 왜 방황하는가"라며 "이준석식 '명분의 극대화' 국민의 '피로감 극대화'"라고 거듭 날을 세웠습니다.
끝으로 김 전 상임자문위원은 "이 전 대표에 대한 예우는 여기까지. 독성(毒性)을 품은 정치인. 포용할 수 있겠는가"라면서 '국민의힘이 신뢰받는 정당이 되길 바라는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상임자문위원 김정화'라고 글을 끝맺었다.
앞서 전날 이 전 대표는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언주 전 국회의원과 함께 연 토크콘서트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를 시작하면서 진행자의 제안으로 맨 앞 객석에 앉은 인요한 당 혁신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을 만나기 위해 부산을 찾은 인 위원장을 향해 우리말이 아닌 영어로 응대하는 등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Mr. Linton'으로 부르며 말문을 열었다. 인 위원장의 영어 이름은 존 올더먼 린튼이랍니다.
그는 "이제 당신은 우리의 일원이 됐고. 우리의 민주주의에 더욱더 관심을 기울인다고 본다. 당신이 젊은 날 지키고자 노력했던 그 민주주의 말이다"라며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이어 "언젠가 반드시 당신과 내가 공통된 의견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그러나 당신은 오늘 이 자리에 올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 전 대표는 "특히 최근 강서 선거에서 무엇을 배웠나. 강서 지역민들과 대화하고자 노력해봤나"라며 "그들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모든 해답은 그들의 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의 언어를 따르고, 갈등을 조장하려 하지 않는다면 기꺼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며 "하지만 현재로서는 자격이 없다"고 직격했답니다.
이 전 대표는 "인요한 박사님한테 영어로 말씀드린 이유는"이라며 잠시 우리말로 설명할듯하다가, 다시 영어로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끝으로 그는 "제발 우리의 편에 서 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 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 달라 제발"이라고 뼈 있는 말을 덧붙였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권성동호(號)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의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여권 내홍의 중심에 선 이 전 대표의 삶과 인물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자연인이자 정치인으로서 이 전 대표의 삶 궤적을 따라가면 '명문 학교'와 'TK(대구·경북)'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눈에 띈답니다.
공립 과학영재학교인 서울과학고와 세계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이라는 점은 그간 많이 알려진 이 전 대표의 든든한 자산이다. 반면, 이 전 대표의 TK 배경은 그동안 부각되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1985년 서울 성동구에서 태어나 이듬해 노원구 상계동으로 이사해 학창 시절 대부분을 살았다.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 2018년 재보궐선거,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내리 노원병에 출마해 고배를 마셨을 정도로 '내 고향 상계동'에 대한 이 전 대표의 애정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표의 부친은 대구 출신으로 경북고를 졸업했다. 친가의 선대(先代)는 경북 칠곡군, 외가는 대구 달성군 출신이다. 굳이 따지자면 TK 출향민의 아들인 것이랍니다.
이 전 대표는 서울 종로구에 자리한 서울과학고 13기 졸업생이다. 서울과학고는 1989년 개교한 대표적인 영재학교. 이 전 대표의 고교 동창들은 IT(정보기술)업계에서 활약하고 있다. AI(인공지능) 전문가인 김지원 SK텔레콤 상무가 대표적이랍니다.
그는 미국 MIT 공대 학부와 석사 과정을 만점으로 졸업하고 2016년 SK그룹 인사에서 사내 최연소 임원으로 발탁됐다.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왓챠'를 창업한 박태훈 대표, 온라인 투자 연계 금융업체 1호 '렌딧'을 세운 김성준 대표도 이 전 대표의 서울과학고 동창이다. 다만 30대 후반인 서울과학고 13기 졸업생은 한창 사회생활로 바빠 동창 모임이 활발하진 않다고 한답니다.
이 전 대표의 한 서울과학고 동창은 "같은 반이나 동아리는 아니었지만, 준석이는 2학년 때 학생회 부회장으로 활동해 전교생이 모두 아는 친구였다"며 "한 학년이 140명 정도로 수가 많지 않아 대대적인 선거전(戰)은 없었으나 (이 전 대표가) 국내 대기업에 연락해 컴퓨터를 기증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동창생 뇌리에 기억된 '컴퓨터 기증' 사연은 이렇다. 서울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이준석 학생은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에 사용된 삼성전자 컴퓨터들이 폐기 처분된다는 정보를 알게 됐다. 곧장 삼성전자 홍보팀에 연락해 "멀쩡한 컴퓨터를 버리지 말고 차라리 우리 학교에 기부해달라"고 요청했답니다.
당시 서울과학고 학생들이 쓰던 컴퓨터는 1997년 당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이 방문해 기증한 것으로, 이미 낡아 사용이 어려웠다고 한다. 결국 삼성전자 측은 학교에 컴퓨터를 기증했다. 이 전 대표는 과거 TV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삼성전자 홍보팀을 '스토킹'해 컴퓨터 12대를 받아냈는데, 그 이야기를 (하버드대 입학) 원서에 써서 풀어나갔다"며 이 일화를 자신의 학창 시절 추억이자 대입 성공 비결 중 하나로 꼽았답니다.
서울과학고 졸업 후 KAIST를 잠시 다니다 그만둔 이 전 대표는 하버드대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컴퓨터과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했고 하버드대 한인학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2007년 국내에서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한 무료 교육봉사단체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배나사)을 세워 활동했다. 이 전 대표는 2011년 12월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비대위원으로 영입돼 정계에 발을 디뎠다. 당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이 전 대표의 배나사 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아 직접 비대위원직을 제안한 것이다. 정치 활동 초기 그에게 '박근혜 키드'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유입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 씨를 둘러싼 '국정농단' 정국에서 이 전 대표는 당시 여당(새누리당) 내에서 비판적 소장파였다.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탈당해 세운 바른정당에서 19대 대선 후보로 나선 유승민 전 의원을 지원했다. 이후 바른미래당(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의 합당)에서 안철수 당시 인재영입위원장과 불화한 끝에 신생 정당인 새로운보수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새로운보수당은 이후 자유한국당과 합당해 미래통합당으로 개편됐고 현재 국민의힘으로 이어진다. 바른정당→바른미래당→새로운보수당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형태의 보수' 실험에서 이 전 대표는 유 전 의원의 행보를 따르는 듯한 궤적을 보였다.
이 전 대표의 부친 이수월 씨는 경북고(57회),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대우상사를 거쳐 굿모닝신한증권(현 신한금융투자)에서 서울 강남지점장과 국제영업부장을 지낸 금융인이다. 퇴직 후엔 기업 법정관리인으로 활동했다.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 유승민 전 의원,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주성영 전 의원 등이 이수월 씨의 고교 동창이다. 특히 함께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온 이수월 씨와 유승민 전 의원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표는 대학교 1학년 때 유 전 의원실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적도 있답니다.
다만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세간의 '아빠 찬스' 논란을 두고 지난해 6월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아버지가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라 민주당에 가도 엮일 분들이 있다"면서 부친의 경북고 동문인 김부겸 전 총리,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유시민 전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을 사례로 들며 반박하기도 했다. "(부친의 지연, 학연으로) 엮으려면 무궁무진하다"는 것이다.
최근 이 전 대표의 경북 칠곡행으로 새삼 그의 TK 연고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법원이 국민의힘 비대위 전환 효력 정지 가처분신청을 일부 인용한 이튿날인 8월 27일부터 칠곡과 대구 등에서 체류했다. 27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칠곡에 있는 조부 등 선대 묘소를 찾은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다만 집안 본향(本鄕)인 TK 방문이 정치적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이 전 대표는 "별다른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일축했답니다.
이 전 대표는 광주 이씨로 선대가 칠곡군 왜관읍 매원마을에 살다 조부 때 대구로 출향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 일가의 내력에 대해 이수헌 광주 이씨 칠곡종회 후원회장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답니다.
최근 이 전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 묻자 이 후원회장은 "이 전 대표가 추석에 고향에 내려와 쉰다고 하는데 같은 집안 어른으로서 밥이라도 한 끼 대접하고 싶다"면서 "최근 당(국민의힘) 일부 인사가 이 전 대표에게 (한 언행이) 과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답니다.